LG전자 공인노무사 김진홍 동문 (법학과 09)
- 작성자 :대외협력팀
- 등록일 :2026.08.21
- 조회수 :136

Q1. 안녕하세요 김진홍 동문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과 09학번 김진홍입니다. 현재는 LG전자 CHO부문 노경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LG전자에 입사하기 전에는 노무법인에서 공인노무사로 실무 경험을 쌓았고, 2020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에는 회사의 인사 관련 제도 기획·운영 및 다양한 노동법 관련 이슈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2. LG전자는 노사 관계를 '노경(勞經) 관계'라는 고유한 명칭으로 부릅니다. 공인노무사로 일하며 느끼시는 특별한 보람이나 자부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LG전자는 1980년대 말 대파업을 겪으며 임직원과의 파트너십이 지닌 중요성을 깊이 인지했습니다. 이에 노동자와 경영자를 대등한 동반자로 인정하는 ‘노경(勞經)’을 고유의 경영철학으로 선포하였고, 현재는 LG그룹 전반에서 핵심적으로 관리하는 가치입니다.
이러한 노경관계를 더욱 협력적이고 가치창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일반 HR 조직과 분리된 별도의 노경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회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근로시간 관리, 복리후생 제도 운영, 포상 및 징계 등 각종 제도를 수립하는 ‘노경기획’ 업무와 노동조합과의 소통을 전담하는 ‘노경협력’ 업무로 크게 나뉩니다.
그중 제가 속한 노경기획팀은 구성원의 근태 기준과 복리후생 제도를 직접 설계하고 관리합니다. 기업 외부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하던 노무법인 시절과 달리, 사내 노무사로서 제 손으로 직접 임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제도를 기획하고 회사의 제도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Q3. 현재 소속되어 계신 노경기획팀은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인가요? 동문님의 하루 일과나 업무 흐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노경기획팀은 LG전자의 근태, 복리후생, 포상 및 징계 등 전반적인 인사 제도를 수립하고 운영합니다. 업무 특성상 높은 수준의 노동법 지식이 필수적이기에, 저희 팀원 전원은 경력직 공인노무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경기획팀 외에도 본사 노경협력팀과 각 사업본부의 인사노경팀에 수십 명의 공인노무사가 활약하고 있을 만큼 전문성을 중시하는 조직입니다.
저희의 일상적인 업무는 약 36,000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에게 적용될 인사 제도의 큰 틀을 짜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노경기획팀이 수립한 전사 기준을 바탕으로, 각 사업본부 인사노경팀에서 현장 상황에 맞게 최적화해 유연하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제도 기획 외에도 개정이 예상되는 노동 관계 법령을 선제적으로 검토하여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인력이나 조직에 특별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최근에는 '노란봉투법' 시행이나 타 기업의 성과급 관련 분쟁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노동 이슈들을 주의 깊게 살피며 회사의 선제적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4. 일반적인 인사(HR) 업무와 비교했을 때, ‘노경’ 업무만이 가지는 매력이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노경’ 업무의 가장 큰 매력은 일반적인 인사 업무에 비해 매우 ‘관계 중심적’이고 ‘역동적’이라는 점입니다. 덕분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지루할 틈 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 만나는 이해관계자들과 언제나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과 직접 대면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과정은 단순한 수치나 법률 조문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중요한 틈새를 메워줍니다. 사회생활에서 인간적인 교류는 기본 덕목이지만, 노경 조직에서는 이러한 정서적 교류와 유대감을 핵심 가치로 인정하고 적극 지원한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또한, 노경 이슈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시시각각 변하기에 대단히 역동적입니다. 평가, 보상, 채용 같은 일반 HR 업무는 매년 일정한 주기에 맞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최신 기술 트렌드(AI 등)에 맞춰 완만하게 변화합니다. 반면 노경 업무는 관련 법 개정에 따라 기존 인사 체계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바꿔야 하거나,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짧은 주기 안에 전사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므로 다이내믹한 몰입감을 줍니다.

Q5.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노사관계’란 무엇인가요? 좋은 노사관계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단정 짓기는 참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언제든 협력할 수 있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인 노사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갈등 상황만 보면 노동조합과 회사는 지향점이 전혀 달라 절대 타협할 수 없는 평행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회사도, 노동조합도 본질은 ‘사람’이 모인 조직입니다. 구성원들의 대내외적인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서로가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있다면,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충분히 상생할 수 있는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Q6. 노무사는 법적 판단과 회사의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위치입니다. 업무 중 겪었던 갈등 상황이나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더불어 그런 상황에서 동문님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의사결정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정착되면서 관련 제보 사건이 크게 늘었습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법률상 괴롭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임에도 제보자의 주장이 완강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본인의 뜻대로 종결되지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 등 외부 기관을 통해 이슈를 확대하기도 해 해결에 난항을 겪곤 합니다.
괴롭힘 사건 조사를 위해 제보자와 피제보자를 각각 인터뷰하다 보면, 개인마다 인지하는 관점과 수용의 한계가 다르기 때문에 자칫 어느 한쪽의 입장에 감정적으로 이입되기 쉽습니다. 진심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가 하면, 간혹 악의적인 의도가 느껴지는 제보도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철저히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최고의 원칙으로 삼습니다. 편견 없이 사실관계(Fact)를 명확히 규명하고 법적·제도적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만이 양측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Q7. 노무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또 노무법인이 아닌 ‘대기업 사내노무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법학과 동기들이 노무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 직업을 접했습니다. 먼저 필드에 진출한 동기들로부터 노동법 실무와 노무사의 역할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향후 노동 시장의 변화와 함께 그 가치와 비전이 더욱 커질 것이라 확신하여 노무사의 길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자격 취득 후 노무법인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기업의 자문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다만 외부 전문가로서 조언하는 것과 회사의 내부자로서 제도를 직접 실행하는 것 사이에는 경험의 깊이에 차이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기업 안에서 일어나는 인사노무의 역동적인 과정을 직접 책임져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을 무렵, 감사하게도 LG전자에 좋은 기회가 닿아 사내 노무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8. 대학 시절의 어떤 경험과 고민들이 지금의 전문적인 진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나요?
대학 재학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지나고 보니 법학과에서 훌륭한 동기들을 만난 것과 다양한 법학 과목을 수강한 것 자체가 최고의 밑거름이었습니다. 친한 친구들이 먼저 노무사라는 진로를 개척하며 직업적 비전과 실무를 공유해 준 덕분에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공 수업을 통해 탄탄히 다진 기초 법학 지식은 시험과 실무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학창 시절 철학을 복수전공 했던 경험이 현재 노동 관련 기획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취업이나 진로와 무관하게 순수한 흥미로 선택한 학문이었는데,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본질을 파고드는 깊은 사고력을 길러주어 인사 제도를 정교하게 기획하는 데 핵심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9. 최근 AI나 ESG 경영 등 기업 환경의 변화가 노무사의 역할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이 분야를 꿈꾸는 후배들이 갖춰야 할 역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가장 큰 화두인 AI 기술은 기업 환경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AX(AI 전환)를 적극 추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업무 효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있습니다. 산업별·기업별 사정은 다르겠지만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업무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향후 인력 효율화 과정에서 파생될 노동법적 이슈들이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AI 보편화는 개별적 근로관계 분쟁의 양상도 바꾸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부당한 처우에 대응할 때 AI를 활용해 정교하게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기업이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리스크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권리의식이 나날이 높아지고 산업 현장이 급변하는 만큼, 노무사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막중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후배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바로 '사업과 사람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사내 노무사나 기업 자문 노무사로 안착하려면, 그 회사가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지, 현장 임직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세스로 일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 법리만 검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쁜 시간 중에도 현업 부서원들을 직접 만나 사업의 흐름을 묻고 배우려는 적극적인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를 깊이 이해할 때 비로소 기업과 구성원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는 훌륭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진로를 고민하며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가톨릭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미 확고한 목표를 정한 후배님들이라면, 설령 몇 번의 시행착오나 실패가 찾아오더라도 절대 좌절하지 말고 끈기 있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조바심을 내려놓고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반드시 빛나는 결과가 찾아올 것입니다.
만약 아직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해 고민 중이라도 괜찮습니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주변 동기나 선후배들을 만나며 함께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같은 고민을 나누던 친구들, 그리고 먼저 길을 열어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걷는 이들이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위안과 힘이 될 것입니다. 가톨릭대 후배님들의 찬란한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글/사진 : 대외협력팀, CUK프렌즈 안진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