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대 사범대학 교수 김도형 동문 (철학과 96)
- 작성자 :대외협력팀
- 등록일 :2025.11.07
- 조회수 :64

Q1. 김도형 동문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성심교정에 철학과가 설립된 96년도에 입학한 철학과 1기 입학생입니다.
모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뒤 영국의 세인트엔드루스 대학(University of St. Andrews)을 거쳐, 에든버러 대학(University of Edinburgh)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13년 9월 귀국 후 강릉에 소재한 가톨릭관동대학교에서 4년 반 근무한 후,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국립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에 교수로 재임 중입니다.
Q2. 현재 국립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과 책임(연구, 강의, 행정 등)을 맡고 계신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국립공주대학교 사범대학은 194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범대학으로, 한국 교육의 중추를 담당해온 대표적 사범대학입니다. 이런 역사와 전통의 사범대학 윤리교육과에서 저는 서양윤리 전반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며, 소크라테스부터 실존주의, 메타윤리까지 서양윤리 전반에 대한 교육과정을 기획, 개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융합대학원에서 일반대학원과 교육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AI윤리’ 수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23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약 2년간은 대학본부에서 국제교류 관련 보직을 맡고 학교에 봉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Q3. 철학과를 졸업하신 후 윤리교육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 가톨릭대 철학과에서의 배움이 현재의 교육과 연구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들려주세요.
윤리는 철학의 분과 학문이므로, 사실 윤리와 철학은 별개의 학문은 아닙니다. 게다가 제 세부 전공이 아리스토텔레스 윤리였기 때문에, 박사과정을 마친 뒤 귀국한 후에도 철학과뿐만 아니라 윤리 교사를 양성하는 윤리교육과에 대해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지금 근무하고 있는 공주사대 윤리교육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대 철학과에서의 배움은 현재 제가 있기까지 모든 면에서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학교에 계시지만, 당시 철학과 교수님들의 수업은 하나도 빠짐없이 인상 깊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교수님들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존경했고, 그래서 닮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여전히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자리에 오게 된 것 같습니다.
Q4. 철학을 전공하며 특히 인상 깊었던 배움이나 지금의 철학관에 영향을 준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철학과 1기 입학생이란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습니다. 비록 초창기에는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던 다른 대학들의 기존 철학과들에 비해서 갖춰지지 않은 것들이 많았지만, 교수님들의 각고의 노력에 의해 학과 시스템이 빨리 자리잡았고, 그 안에서 학과와 제가 함께 성장함을 느끼면서 뿌듯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교를 넘어 철학 학계의 각 분야에서도 명망이 높으신 교수님들의 애정 어린 지도를 받으면서 공부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Q5.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윤리교육'이란 무엇인가요? 윤리교육이 학생들에게 어떤 가치나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도 학창 시절에 그러긴 했지만, 윤리교육과 교수로서 다소 아쉬운 것은 윤리를 단순히 암기 과목으로 치부하는 인식입니다. 물론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사상가들이 나오고 그들의 이론을 공부하려면 암기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참된 윤리교육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가치와 원리들에 대해 학생 스스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윤리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특정한 윤리적 가치와 의미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와 의미가 좋은 것인지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윤리교육도 머지않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저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Q6. 철학을 전공하신 만큼, 학생들을 지도하실 때도 그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을 것 같습니다. 수업이나 연구 과정에서 철학적 사고가 어떤 식으로 드러난다고 느끼시나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 내릴 수는 있지만, 철학은 인문학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텍스트 읽기가 학문의 핵심입니다. 특히, 원전을 주로 다루는 고대 그리스 철학을 전공으로 하는 저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요. 그래서 주어진 텍스트를 읽고,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원저자의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또 객관적으로 서술하려는 작업 안에서 저의 철학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과 하는 제 수업도 마찬가지인데요. 제 수업에서는 주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헬레니즘 사상가들과 같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주제로 합니다. 이 철학자들이 쓴 고전을 학생들과 읽고, 분석하고, 또 토론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철학적 사고가 드러나며,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단련되고, 또 발전된다고 생각합니다.

Q7.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기억에 남는 제자나 보람을 느꼈던 수업 경험이 있으신가요?
윤리교육과는 사범대학 소속 학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학생들 교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임용고사 준비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한 제자들이 임용에 합격하여 각 지역의 중고등학교의 교사로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에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의 감소의 여파로 임용시험 합격도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가 되어서, 성실하게 준비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못 얻은 제자들을 볼 때는 또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Q8. 오늘날 교육 현장과 사회 속에서 철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철학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합리적 소통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힘을 갖춘 학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같이 대내외적으로 이념 대립이 심하고, 사회적 논쟁이 극단화되는 시점에, 철학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철학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철학적 소양을 갖춘 구성원이 많아진다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극단적 충돌을 피하고, 구성원 간의 합리적 소통이 가능해지는 상황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사회도 지금보다 더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Q9. 마지막으로 가톨릭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위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삶의 원동력이 되었고,
지금도 되고 있는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글/사진 : 대외협력팀, CUK프렌즈 김민지

